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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스의 선택, 매년 반복되는 거북이 행보

category 스포츠/야구 2015. 6. 15. 22:27

 

 

 

 

 LG트윈스가 드디어 칼을 빼들었군요. 그건 성적이 부진할시 흔히 시도하는 1,2군 코치의 자리이동과 보직변경, 계속 도마위에 올랐던 외국인 선수의 교체였습니다.

코치의 자리이동, 보직변경은 뭐 예상할 수 있는 일이지만 외국인카드의 교체는 좀 의외라는 평이 있습니다. 세명 다 아주 출중한 성적은 아니지만 그래도 헨리소사를 제외하고는 루카스 하렐과 잭 한나한은 워낙 기복있는 모습과 약점을 노출했기에 둘중 하나를 염두해 두었었고 그중 최근 더 안좋은 하렐의 투수교체를 검토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건 시즌전 영입을 검토하고 저울질했던 리즈가 다시 방출되었다는 소식과도 맞물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한나한의 퇴출, 루이즈 히메네즈라는 3루수 자원의 용병영입 소식이었습니다. 양상문 감독은 루이즈 히메네즈를 작년 영입대상에 올려 놓았었고 꼭 데리고 오고 싶었던 용병이었다고 소개합니다만 여러가지 의문과 구단의 언론플레이가 상황을 더욱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모양새입니다. (구단은 인성이 좋은 한나한과의 재계약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언론에 흘렸고 오늘은 갑자기 하렐의 퇴출이 임박했다는 기사가 떴다가 사라졌었습니다.)

 

 

1. 현재 3루수 자원이 급한 부분이었나? 

● 원칙론

 시즌전부터 원칙은 3루수 자원을 찾는것이었고 야심차게 영입한 잭 한나한의 3루수 수비를 볼수 없는 것을 더이상 기다려 줄 수는 없기에 교체를 검토해야 하는건 당연한 수순이라 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OPS 9할을 넘는 타자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주력또한 보장할 수 없을 정도의 정체도로를 양산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만큼의 장타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도 있겠습니다.

 

● 현실론

 그러나 한나한의 부재로 인한 정성훈의 3루 회귀, 손주인의 자리 이동은 결국 부담과 부상의 결론으로 끝나게 됩니다. LG의 선택여지는 없었습니다. 울며겨자먹기로 양석환을 기용할 수 밖에 없었고 최근 그 결과는 오히려 성공적이라고 보여집니다. 물론 몇가지 미완성의 모습이 남아 있겠으나 LG의 선수단 전체의 세대교체를 단행할 수 밖에 없는 구조에서 양석환의 모습은 오히려 반가운 요소입니다. 차라리 현재 LG타선에서 제일 꾸준한 모양새이기도 하니까요.

 그런 양석환의 쓰임새가 히메네즈의 영입의 결과로 줄어들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중순이후 손주인이 2루로 복귀하면 더더욱 위치의 선정도 애매해지는 형국입니다. 그나마 1루인데 정성훈과의 자리싸움도 쉽지는 않을테지요.

이런 사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지금 모습에서는 외야용병의 필요성을 적극 더 제기합니다. 아니면 수비가 안되더라도 결정적 한방이 있는 용병의 필요성을 말합니다. LG의 외야는 몇년전 빅5를 중심으로 포화상태였습니다. 그 나머지는 거의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레 출장기회를 보장받지 못한 선수들은 2군에서 올라올수 없는 상황이었고 지쳐서 내야행을 결정한 선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작년말 다시 몇몇 선수들의 외야전향을 시도하였고 그 결과는 아직도 예측할 수 없는 현재진행형입니다. 그 이유는 외야고참들이나 신예들도 모두 성적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기 때문으로 설명됩니다.

차라리 최근에는 꾸준히 기용되고 있는 고참들의 수비력부재가 훨씬 더 문제라는 점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2. 코칭스테프와 선수들의 책임

 LG트윈스는 올 시즌전 특별한 전력보강을 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거금을 들여 데리고온 외국인들의 활약을 믿어의심치 않았고 새롭게 선발진을 구축하게 될 신예들의 선전을 기대했습니다. 물론 그 밑바탕에는 그동안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던 기존 고참급 선수들의 안정적인 활약이 건재해야 하는 설정이 필요합니다.

오늘자 뉴스에 나오던데 LG는 이런 기대와 설정들이 어느 하나 맞아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은 그저 그렇고 신예선수들의 기량은 아직 2군수준이며 고참들의 부상과 부진은 엇박자를 보이고 있습니다.

양상문감독도 인정했듯이 다 맞는 말입니다. 그게 현실이니 이런 성적에 놓여있겠지요. 이런 느낌으로 가다간 9위는 시즌말 꼴찌를 할수도 있겠다는 우려도 들기 시작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지는 상황에서도, 이기는 상황에서도 왠지 이길것 같은 기대감을 가질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최근 경기 모양새가 꼭 그런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기다가 꼭 역전패를 당했고, 지다가는 꼭 그대로 지면서 경기를 끝냈습니다. 될것 같다가 안되고 안되다가 쭉 안되는 경기. 지금 역전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득점권 타율이 꼴지라는게 그걸 증명해 줍니다. 즉, 이길수가 없는 확률인 것이죠.

 

그런데 그건 누구의 책임입니까. 성적이 나지 않는건 열심히 훈련하지 않은 선수들의 책임입니까. 아님 열심히 훈련시키지 않았던 코칭스테프의 책임입니까.

복합적이겠지만 LG는 전반적으로 준비부족이라는 말에 공감하는 편입니다. 둘다라는 의미입니다. 열심히에는 맞춰져있을지 모르겠으나 어떻게라는 부분은 미약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지 않다면야 처음 기대감을 가졌던 선수들이 이렇게까지 다 무너질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지금부터라도 각성이 필요한 시기겠지만 기본적인 틀과 다양한 시나리오가 갖춰져있지 않으면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할겁니다. 어차피 4위권안에 들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일 테니까요.

구단에 대한 얘기는 굳이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 모든 상황에 대해서 최종적으로 자유롭지는 못할겁니다.

 

 

 

LG는 현재 64경기를 치뤘는데 4위권과 8게임차인 9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한단계 위인 8위와도 3게임차입니다. 좁혀질듯 좁혀지지 않는 승차를 유지한채 벌써 5월한달을 훌쩍 보내버렸고, 6월들어 NC전 스윕으로 반등의 기회를 살리나 했더니 나머지 경기에서 3연속 루징시리즈를 기록중입니다. 고참들의 부상을 메워준 신예들도 힘이 빠진 모양새로 다시 원점이고 투수력마저 연일 뒷심이 부족합니다. 도대체가 방법이 있기나 한건지 오늘 여기저기서들 LG구단의 한계를 또 지적하며 허망론을 펼치던데 제가 다 부끄러운 내용들이었습니다.

하여튼 현재 LG의 야수는 급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미래를 봤을때 주요한 고참들의 포지션을 대체해줄 선수들이 어느 정도는 준비되어 있어야 하며, 올해부터 늘어난 경기수에 맞춰 최소한 플래툰시스템이든 백업시스템이든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이 많이 보여야 한다는 얘깁니다. 그건 얘기치 못한 부상선수들이 나올수 있는것에 대한 대비이기도 합니다.

현재는 준비되지 못한 백업층에 대한 불신으로 메인선수들에게 가중되었던 부상과 체력의 부담, 역할분담의 부재를 다시 백업층으로 메우고 있는 실정인데 당연히 만족스럽지 못하고 기복이 심합니다. 계획과 예상이 빗나가자 코칭스태프조차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 보이더군요.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이와 잇몸이 다 약한데 자꾸 여기저기 빼서 끼운다고 근본적으로 해결이 될까요. 더 큰 사단이 날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이번에도 3년연속 기적의 드라마를 안쓴다는 보장은 없겠지만 현실론을 봤을땐 세대교체의 흐름으로 가야 하는게 맞습니다. 최대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보장하면서 1군의 흐름과 내용에 적응해가는 시간들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것이 현재로선 최소한 매년의 실패를 줄이기 위한 유일한 방법론일 것입니다.

 

그냥 현재의 변화가 반등의 소지가 되길 바랄 뿐입니다. 여러가지 부정적 환경에 놓여있다고 하더라도 하나같이 기본조차도 하지 못한다는건 좀 억울해 보이기까지 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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