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LG트윈스 홈페이지)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 결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 떠돌던 LG트윈스 이진영 선수의 40인 보호제외설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로서 당연히 이진영선수는 1라운드 첫번째 지명권을 갖고 있는 KT로의 이적이 확정되어지며 2008년부터 시작된 LG트윈스에서의 생활을 조금은 허무하게 접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우익수로서, 올시즌 LG트윈스의 주장을 맡으며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던 그로서는 왠지 자존심이 상할 법한 모양새의 이적이기까지 합니다.
LG구단과 양상문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이진영 선수외에 이병규(라뱅)선수도 제외했으며(이병규 선수의 이름을 거론하는 것도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세대교체, 젊고 빠른 팀을 만들기 위해, 외야진 개편의 시급함을 언급하며 어쩔수 없는 선택을 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 LG의 고참급 5인방은 올시즌 부상이나 체력문제로 풀시즌을 소화하지 못하기 시작했고, 시즌전 구상이 시즌개막후 어긋남에 고참들의 부진이 팀 성적에 큰 역할을 했다고도 보여지며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이 줄어든 시점에 비추어 세대교체에 대한 요구도 거센 상황에 직면해 있기는 했었습니다. 그에 따라 고참급 선수들에 대한 장악력과 세대교체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양상문 감독의 고민이 깊어졌으며 그 일환의 과정으로 풀이되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진영선수의 2차드래프트 1순위 이적은 여전히 충격적입니다.
(사진출처 : LG트윈스 홈페이지)
이진영 선수가 아무리 노장선수의 한축이라는 사실과 세대교체에 대한 내외적인 요구가 드센것이 사실일지라 하더라도 한때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우익수로 활약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점, 통산타율도 3할이 넘는 교타자로 꾸준한 활약을 해줬다는 점, 올해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LG트윈스로의 이적후 작년과 재작년 가을야구 진출에 지대한 공을 세우며 프랜차이즈 스타급으로 활약했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대우는 커녕 2차드래프트로 헐값에 떠난 모양새여서 나중에 팀에 어떤 후폭풍으로 다가올지 걱정스럽기까지 합니다. 과정면과 실리면에서 모두 마이너스가 될 공산이 큽니다.
벌써부터 LG트윈스 구단의 결정은 이후 팀 리빌딩의 성공여부를 떠나 실패한 결정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 지배적입니다.
또한 오늘자로 2차협상이 결렬된 올시즌 팀내 유일한 FA선수이며 LG에 몸바쳐온 이동현 선수에게 적정한 대우를 해주지 않고 있다는 협상내용이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이동현 선수의 타팀으로의 이적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실제 한두팀의 실명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내년 LG트윈스의 성공여부를 떠나 2차 드래프트에서 나타난 몇가지 문제점과 우려점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 감독의 의지가 강한 측면이라면 앞으로 더이상 고참급 스타플레이어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중
그러나 이진영선수의 자존심을 2차드래프트라는 이적으로 처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을까요?
LG구단은 올 시즌 중반부터 트레이드를 고려해 다방면으로 물색했지만 관심을 보이는 팀이 없었다고 얘기했다는데요. 그렇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레벨의 중고참 선수를 2차드래프트라는 제도로 정리했다는건 LG트윈스 구단 자체 운영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아무리 눈씻고 찾아봐도 현실적인 실리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대체적 성격의 미래자원도 얻지 못했으며 고작 3억 거래만으로 남았을 뿐입니다.
팀 내부적으로도 세대교체를 위한 희생양으로만 인식될 확률도 커보입니다.
설에 의하면 이진영선수의 40인보호 제외와 더불어 KT와의 트레이드성 2차드래프트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독의 의지만이 굳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팀을 젊고 빠른 팀으로 변화하겠다는 것, 외야진 개편이 시급했다면 맞지 않는 지점이 존재합니다.
바로 나성용 선수의 40인 제외입니다. 또한 드러났듯이 윤정우 선수와 김웅 선수도 젊은 축에 속합니다.
LG는 40인 명단을 꾸리기 고민스러울 정도로 팀 뎁스가 두꺼운 팀은 아닙니다. (시즌 도중 1군에 올릴 선수가 없으며 2군도 제대로 선수를 꾸리기 조차 어려울 정도의 어려움을 양상문감독이 얘기했던 적도 있었죠.) 우선 제외하고 계산했을 확률이 큽니다.
물론 미완성의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원칙이 젊은 선수들로의 개편이라면 올시즌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준 나성용 선수의 40인 제외는 조금 더 의아스러운 장면입니다. 그건 LG트윈스의 현재 고정적 포지션은 몇자리가 되지 않으며 계속 경쟁을 통한 자리싸움을 치열하게 해야한다는 점을 누구나 봐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이진영 선수와 나성용 선수의 포기 조합은 어떤 원칙의 공통점도 발견하기 어려운 지점입니다. 이후 숨겨진 다른 원칙이나 묘수가 있기 전까지는요.
▶ 도대체 LG트윈스는 2016년도 무엇을 택한걸까요?
2013, 2014시즌 LG트윈스는 오랜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그 동안의 흑역사를 청산하는듯 싶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올시즌 추락이었습니다. KT가 신생구단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꼴찌의 성적입니다. 그래서 더 충격이었습니다.
당연히 거의 비슷한 전력으로 나선 올해 상황에서 어느 정도 비슷한 성적을 낼 거라는 장밋빛 희망속에만 쌓여있었습니다. 그건 LG코칭스태프나 외부전문가들조차도 시즌전 LG를 상위권으로 분류하면서 그냥 묻혀갔던 셈이지요.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LG트윈스는 제대로 된 성적을 낸 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안좋은 때는 팀이 어떻게 이 팀이 1군에 있을수가 있지 하는 절망적인 모습들의 장면도 꽤나 연출했었습니다.
추락이 아니라 날아보지도 못한채 부러진 날갯짓만 해대는 모양새였습니다.
그 과정을 묵묵히 봐온 양상문 감독으로서는 뭔가 극약처방이 필요할 때라고 본듯도 싶습니다.
그러나 여기저기 날갯깃이 부러지거나 자라지 않아 날지 못하는 새의 날갯깃을 무작정 뽑는 것은 새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릴수도 있습니다. 최소한 다음에 꼽을 수 있는 튼실한 날갯깃을 만들었거나 아니면 고치는게 보여졌거나 그러한 어느정도의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지 확인이 된 이후에 해결해야할 문제입니다.
올해 9위로 거의 날지 못한 새의 다른 날갯깃들도 약해져 있거나 날지 않으려 할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만큼 충격요법이 팀 구성원들에게 악영향을 끼칠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또한 외부 팬들의 분위기가 더 심상치 않아졌음을 잘 인지해야 합니다.
차라리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든것을 새롭게 정비하고 비행하는게 훨씬 더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출발하는게 현명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LG트윈스는 내년 성적을 택한걸까요? 리빌딩을 택한걸까요? 아니면 그 무엇을 택한걸까요?
아직 스토브리그가 끝나려면 시간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후 더 충격적인 소식이 KBO에 들려올수도 있겠으나 LG트윈스의 현 행보는 이후 어떤 구상일지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합니다. 외부FA나 트레이드등 다양한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LG트윈스의 현 체질로는 내년 시즌 성공을 보장하기 어려운것도 명백한 사실입니다. 단 1~2년의 성적으로 상위권으로 분류되었듯이 올시즌 1년의 성적으로 LG는 내년 하위권으로 분류될 가능성은 당연히 농후합니다.
확실한 목표와 지향점을 가지고 달려가도 부족할 시기입니다.
그나마 나머지 행보에 일관성이라도 부여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