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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는) 없는 사실이다"

"트레이드라는 건 소문이 나는 순간 '끝' 아닌가? 2차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상황에서 트레이드를 하기도 어렵다"

"실제로 트레이드를 시도하려다 소문이 나서 결렬되고, 이미 결렬되거나 심각한 대화가 오가지 않은 상황에서 소문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트레이드가 부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트레이드 대상이 된 선수가 서운한 마음을 가질 수는 있다. 그러나 전력 보강을 위한 트레이드는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

- 2016.2.17 트레이드설에 대한 류중일 감독 인터뷰 내용중

몇일새 불거졌던 삼성라이온즈의 트레이드설이 어제 류중일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서 일단은 수면밑으로 내려간 형국입니다.

 


(류중일감독 / 이미지출처 : 스포츠비즈)



삼성구단은 얼마전부터 구단과 감독의 입을 통해서 트레이드 희망설이 제기되고 구체적인 모 선수카드의 이름이 제시된 마당에도 몇몇구단과 얘기를 나눈건 맞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은 아니었다고 한 발 빼기에 급급합니다.

또한 "모든 구단이 트레이드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나. 우리도 그런 의미로 얘기한 것" 이라며 트레이드가 아주 지극히 통상적인 일임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이 지난달 11일 시무식 때 밝힌바대로 "전력에 도움이 된다면 트레이드도 시도하겠다" 는 입장이어서 트레이드 카드를 완전히 버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류감독도 밝혔듯이 당장의 결과물을 얻기에는 시기적인 어려움이 있을 뿐 트레이드는 시즌중에도 가능하기 때문에 각 구단의 변수에 따라서 대형 트레이드를 보는건 어렵지 않을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2010년대 5연속 정규리그 우승팀인데..


아쉽게도 트레이드설이 불거진 과정과 마무리되는 과정에서의 구단과 감독의 말이 어딘지모르게 석연치 않아 보입니다. 

또한 '소문이 나면 끝이다', '2차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상황에서 트레이드는 어렵다'는 가장 기초적인 부분을 알면서도 상황을 이렇게 만들어 온 이유에 대해서도 좀 의아스럽습니다. 

지난 5년간 한국프로야구를 평정했던 구단의 행보로 보기엔 이해되기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프로야구 순위성적표 뿐만 아니라 야구계내에서 내부 선수 육성, 관리로도 발군의 성적을 보였던 삼성의 구단 프런트가 이런 실수를 한다는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아무리 봐도 다른 의도를 찾아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냥 좀 심한 혼동과 혼선이 있을거 같다는 추측밖에...



이 시점에서 트레이드만이 살길인가?


삼성라이온즈의 제일기획 이관으로 인해 전문가들은 또 하나의 변화를 점치고 있습니다. 전적으로 모기업에 의존해 운영해왔던 프로야구 구단의 운영방식에 제동이 걸리며 앞으로 자생력찾기가 중심이 될거란 전망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제일기획 임대기 사장도 삼성라이온즈는 올해 우승보다 '유망주 육성과 자생력 강화' 에 매진해야 함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제일기획으로의 이관의 이유가 명확해진 셈입니다. 매년 적자를 볼것이 명확한 스포츠구단에 돈을 쏟아붓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가라는 그룹내부의 의견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에따라 삼성라이온즈 관계자도 삼성라이온즈도 수익을 찾기 위한 방편에 나설것이며 새로 자리를 잡게된 삼성라이온즈파크가 그 시발점이 될 것임을 얘기하기도 합니다. 이른바 당장 수익성을 내지는 못하더라도 외국의 사례에 비추어 구장을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사업의 본거지로 재구축해 다양한 경제성을 시험해 볼 수 있을것이란걸 유추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구단이 이런 기조로 다시 설정된다 하더라도 선수단 운영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전망입니다. 구단이 지출되는 비용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선수들의 연봉이 지난 몇년간의 FA를 통해 많이 상승되었고 당장에는 그것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대기업 입장에서 쉽사리 프로스포츠구단을 포기하지는 못하겠지만 새롭게 구단의 운명을 정한 삼성라이온즈 입장에서는 고민되는 지점이기도 할 것입니다. 



성라이온즈 파크



문제는 여기서 파생됩니다. 뒷배가 명확했던 과거에 비해 이젠 자생력과 해법을 찾기 위한 묘수를 구단이 짜내야 하고 독립법인내에서 그 소임을 다해야 하니 뭔가 허전함과 함께 조급함이 앞섭니다. 

작년 불거진 주축선수들의 이탈 움직임은 더욱 긴장감을 던져주었고 최근 모기업 제일기획으로의 이관과 다시 제일기획 매각설은 그 위험을 더해주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당연히 내부의 관계자들도 방향성을 정확히 잡지 못하고 있다라는 추론이 가능한 배경입니다.

여기에 당장 올해의 목표가 우승이 아니기에 조금은 장기적인 선수단 운영과 유망주 구하기가 더욱 급했을 것으로도 보입니다. 주전급 선수들의 트레이드 제기설은 이와 함께 세상에 나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한동안 우승이라는 기폭제로 살아온 그간 구단의 특성상 성적이라는 모토를 한순간에 내려놓을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선수들의 사기와 합당한 대우도 응당 필요해 보입니다.

그 속에서 류중일 감독의 고민이 꽤 깊었을것이란 점도 예측가능한 지점입니다.

'트레이드는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을 일인데 구단이 처한 상황이 상황인지라 두 마리 토끼를 쫓을수도 안 쫓을수도 없다'

그러니 모든 가능성이 있다라는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앞으로 삼성라이온즈의 트레이드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삼성라이온즈 구단은 새로운 운영방식의 중대한 변화점으로 올해를 맞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삼성라이온즈 구단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든 다시 모기업의 테두리내로 들어가든 변화는 시작되었고 올해는 그 시험대에 오를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돌이킬 수 없는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지점은 존재합니다. 당연히 선수들은 그라운드 내에서 팬들에게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를 보여줘야 하겠지만 현재 삼성라이온즈 구단의 위치가 불명확한 만큼 관계자들 내에서 오해와 갈등의 양상도 보여진다는 것입니다. 

선장과 목적지가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배를 띄어야만 하는 가운데 선수들에게 무작정 노를 저으라고만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삼성라이온즈 스프링캠프



업계에서는 한동안 그룹 차원내에서의 지원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합니다. 또한 이재용 부회장의 야구사랑 때문이라도 쉽게 무시하지는 못할거라는 추측의 이유도 내놓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삼성라이온즈의 원점회귀를 의미하는건 아닙니다.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고 예전의 지원에만 의존하는 방식의 그룹내부의 판단은 끝났기 때문입니다.

이제 오롯이 삼성라이온즈 구단은 삼성으로부터 촉발된 야구계의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시작을 맞이해야만 합니다. 더욱 눈길을 끄는건 삼성이라는 간판 때문이기도 할 것인데 처음으로 시도되는 삼성의 행보가 어떤 사업방식으로부터 어떤 경제성, 효율성을 접목시켜 구체화 시켜낼지 삼성그룹 뿐만아니라 타구단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도 충분해 보입니다.

삼성이기에 그 결과는 야구계 전체에 큰 여파를 몰고 올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룹차원 내에서는 시험대이겠지만 삼성라이온즈 구단 입장에서는 사활이 걸린 운명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때, 아이러니하게도 대기업 중심이 된 프로스포츠구단 운영의 어려움이 이해되면서도 한 프로야구 선수의 인터뷰가 눈에 들어옵니다.


"선수가 팀을 선택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팀 상황에 따라 이동하는 거고, 난 최선을 다하면 된다"


이제 프로선수라는 용어의 위상은 무척이나 달라진 느낌입니다. 

물론 그에 맞는 가치를 가지고 어떻게 볼 것이냐에 따라서 천차만별이겠지만 말입니다.

삼성라이온즈의 겨울이 여러모로 따뜻해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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