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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세기의 바둑대결이 이틀 후 9일 펼쳐집니다. 이 대결을 앞두고 오늘(7일) 오전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가 방한한데 이어 8일 에릭 슈미트 알파벳(구글의 지주회사)회장도 한국에 들어올 예정입니다. 9일부터 15일까지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펼쳐지는 이 대결은 3번을 이기면 승리하게 되고 승패에 관계없이 총 5차례 대국을 치르게 됩니다.

구글은 이미 이 세기적 대결의 관심에 맞춰 8일 갈라디너 행사에 이세돌 9단을 포함 한국기원 관계자들과 다양한 IT관련 전문가들을 초청해 놓은 상태이고 9일 펼쳐질 첫 대국에서도 우리나라 미래창조과학부 최양희 장관등과 슈미트 회장이 같이 관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언론등도 관심을 집중하며 다양한 전망들을 내놓고 있고, KBS 2TV, 네이버스포츠, YouTube, 바둑TV에서 생중계할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이 흥미로운 대결의 결과는 어떨까요?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지만 인간과 컴퓨터(인공지능)와의 대결이 어느 정도 수준일지에 대해서는 궁금증이 치미는게 사실입니다.

이미 알파고는 바둑프로그램과의 대결에서 494승 1패(1패는 알파고의 실수라고 하네요), 인간과의 대결에서는 5승 무패등 총 500전 499승 1패의 성적을 거두며 승률적인 면에서 기량이 월등함을 자랑하고 있긴 합니다. 

반면 이세돌 9단은 1682번 대국을 펼쳐 1184승 3무 495패로 71%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국기원, 2016년 3월 7일 현재)

각 전적으로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것은 알파고가 인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일 궁금한 것도 인간의 뇌가 가질 수 있는 무궁무진한 수읽기와 바둑이 가지는 무수한 경우의 수의 조합을 컴퓨팅 능력이 얼마나 그것을 예측가능하게 하여 한 수 더 앞선 돌을 던질수 있느냐의 의문일텐데 얼마전까지만 해도 따라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느냐가 대부분의 생각이었을 겁니다.

알파고는 2013-2015년 중국 프로 기사이자 유럽 바둑 챔피언인 판 후이(2단)와 대국하여 5전 전승을 거두었는데 이것이 인간(프로 바둑기사)과 펼친 유일한 대결이었습니다. 김명완은 판후이와 알파고의 대국 기보를 분석하면서 알파고가 되게 침착하고 모양좋은 일본식 스타일의 바둑을 둔다고 리뷰하기도 했습니다.




판후이 vs 알파고의 대국 장면



☞ 이세돌의 필승전략과 예상


- 판후이와의 대결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아직 수읽기와 실수가 많다고 예상한다.

- 당시 기보 기준으로 프로들은 알파고의 실력을 이세돌에 비해 2점 아래의 치수로 보았다. 이 정도면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이기기 힘든 실력차이다.

- 판후이전과 이세돌전은 불과 5개월 간격으로 획기적으로 개선된 버전의 알파고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다.

- 셀프 대전만으로 깨우치기에는 바둑의 경우의 수가 너무나 많다. 판후이전 이상으로 기력을 향상시키려면 다양한 인간과의 승부를 통해 경험을 쌓아야 할 것이다. (알파고는 이미 다른 프로그램과의 실력차도 월등해 스스로 셀프대전을 치루며 대회를 준비해왔다.)

- 알파고가 습득한 16만 개의 기보 중 프로기사 수준의 기보는 1만5000여 개에 불과하다. 또 저작권 문제 등으로 오래전 기보를 활용할 수밖에 없어 알파고가 구사하는 기풍도 낡았다. (현재는 잘 구사하지 않는 초반 포석의 수도 보인다는 지적이다.) 

현재 알파고가 활동하고 있는 타이젬에서 알파고의 실력이 생각보다 더디게 발전하고 있다고 한다.






☞ 알파고의 필승전략과 예상


- 알파고는 판후이전 이후에도 계속 기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지금 당신이 이 문서를 보고있는 이 순간에도 계속..인공지능의 5개월 학습 기간은 인간과 궤가 다르다.

- 논문에 따르면 알파고는 더 많은 CPU와 GPU 자원을 사용할 수록 강해진다. 판후이전에 사용된 것은 CPU 1202개와 GPU 176개를 사용한 버전인데, 구글은 그 10배나 100배에 해당하는 자원도 투입할 수 있다. 참고로, 현재 수퍼컴퓨터들은 CPU와 GPU 모두 1만개 이상을 사용한다.

- 논문에 ELO 레이팅 기준으로 230점의 우위를 가진 버전으로 판후이와 승부했다고 적혀 있다. 구글은 미리 이길 줄 알고 판후이와 대전하였으며, 마찬가지로 이세돌(현재 ELO 3500점)에게도 같은 정도의 우위를 확보했다고 계산이 섰기에 도전했을 것이다.

- 이번 경기의 제한시간도 영향을 미칠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실제로 5:0으로 끝난 알파고와 핀 후이 9단의 공식경기는 기본적으로 1시간 제한시간에 30초 초읽기가 3회 주어졌었는데 이것과 별개로 제한시간이 더 짧은 상태로 치러진 비공식경기에서 알파고와 핀 후이의 경기는 3:2였다고 한다. 이는 연산시간에 여유가 있을수록 기력이 상승할 수 밖에없는 인공지능의 특징때문인데 이번 이세돌과 알파고의 경기는 핀 후이와의 경기보다 제한시간도 두배인 2시간으로 늘었고 초읽기도 60초 3회로 늘어났기때문에 자연스럽게 알파고의 입장에서는 기력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그간의 준비기간 동안 알파고가 얼마나 이세돌 9단에 특화되어 맞춤형 전략을 짜냈느냐를 승부의 관건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느정도 이세돌 9단의 오픈된 기보를 보고 수많은 연습과 분석을 했을텐데 여기에서 딥러닝 기술을 통해 이세돌 9단에 대한 맞춤형 필승전략이 확보되었느냐를 묻는 것입니다. 

구글 관계자들은 "승률은 반반이다" 라면서도 "이세돌 9단이 자신감을 갖는것처럼 우리도 자신있다" 라며 얘기하는데 다양한 기술을 통한 알파고의 학습능력의 발전이 있었을거라는 추측이 가능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세계 바둑계를 평정하고 있는 이세돌 9단은 "이미 첫판을 치뤄보면 알파고의 실력을 알 수 있으며, 당연히 전승으로 승리해 인간만의 낭만을 지킬 것"이라는 과대한 자신감을 나타냅니다. 그가 그동안 생각하고 뇌에 저장해 놓은 바둑의 세계가 얼마나 방대하고 심오할지가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이 세기의 대결에서 이세돌이 승리하든, 알파고가 승리하든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늘어갈 게 뻔합니다. 구글이 비록 결과가 패배라 할지더라도 과도한 자신감을 표현한것도 이 기술에 대한 앞으로의 자신감까지 포함한 속내라는 것이겠지요. 머신러닝[각주:1]과 딥러닝[각주:2]의 기술은 이미 우리가 알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해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 세기의 대결은 그것을 테스트하기 위한 일환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석하는 것과 분석되어 지는 것, 예측 가능한 것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의 관점과 차이는 어마어마한 일입니다. 

이 대결이 흥미로운 건 인공지능 능력이 얼마정도인가를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인간과 인공지능과의 대결이라는 관점이 더 큽니다. 사실 그냥 흥미롭게 보는 것만이 즐겁지 않은 건 오래전부터 간간이 영화속 장면에나 나올법한 인간과 로봇의 대결에서 그려지는 왠지모를 답답한 현실감이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더 클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세돌 9단이 이겼음 하는 건 인간의 이기심일수도 있으려나요?



(인간 vs 컴퓨터 / 출처 : 아주뉴스)



하나 더 흥미로운 건 인간의 대결욕구는 끝이 없다는 사실. 

조만간 중국 바둑랭킹 1위 커제도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업체인 노부마인드(NOVUMind)와의 대국을 연다고 합니다. 



  1. 머신 러닝(영어: machine learning) 또는 기계 학습(機械 學習)은 인공 지능의 한 분야로, 컴퓨터가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알고리즘과 기술을 개발하는 분야를 말한다. 가령, 기계 학습을 통해서 수신한 이메일이 스팸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도록 훈련할 수 있다. 기계 학습의 핵심은 표현(representation)과 일반화(generalization)에 있다. 표현이란 데이터의 평가이며, 일반화란 아직 알 수 없는 데이터에 대한 처리이다. 이는 전산 학습 이론 분야이기도 하다. 다양한 기계 학습의 응용이 존재한다. 문자 인식은 이를 이용한 가장 잘 알려진 사례이다. [본문으로]
  2. 컴퓨터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인공지능(AI) 기술. 인공신경망 이론을 기반으로 복잡한 비선형 문제를 기계가 스스로 학습해결 할 수 있도록 한다. 딥 러닝은 인간의 두뇌가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발견한 뒤 사물을 구분하는 정보처리 방식을 모방해 컴퓨터가 사물을 분별하도록 기계를 학습시킨다. 딥 러닝 기술을 적용하면 사람이 모든 판단 기준을 정해주지 않아도 컴퓨터가 스스로 인지·추론·판단할 수 있게 된다. 음성·이미지 인식과 사진 분석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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