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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그리고 5.18 - 유튜브 영상중>


[여적] 합창과 제창 사이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는 성인을 붙잡고 한번 물어봤으면 좋겠다. “혹시 제창과 합창이 어떻게 다른지 아십니까?”라고. 국가보훈처가 광주 5·18 기념식 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의 ‘합창’은 허용하지만 ‘제창’만은 안된다고 하는 뉴스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국어사전에 보면 합창은 “여러 사람이 목소리 맞추어 노래함”, 제창은 “여러 사람이 다 같이 소리를 질러 부름”이라고 돼 있다(민중서림). ‘맞추어’와 ‘다 같이’가 어떻게 다른지 알 듯 말 듯 하다. 전문사전을 보자. 합창은 “다성부 악곡의 각 성부를 여러 사람이 부르는 형태”, 제창은 “단일 성부의 악곡을 여러 사람이 부르는 것”이라고 한다(파퓰러음악용어사전). 여전히 알쏭달쏭하지만, 곱씹어 보면 여러 사람이 화성(和聲)을 이루어 부르면 합창, 같은 선율로 부르면 제창이라는 말이다. 음악시간에 하던 돌림노래 부르기가 합창, 조회시간에 하던 애국가나 교가 부르기가 제창의 한 형태라고 하면 알기 쉬울 것 같다. 합창의 합(合)이 모은다는 뜻이라면 제창의 제(齊)는 가지런하다는 뜻이니 글자에서도 뉘앙스의 차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용어정의는 사뭇 다르다. 제창은 참석자 전원이 부르는 방식이고, 합창은 합창단이 부를 때 참석자들이 따라 불러도 되고 안 불러도 되는 방식으로 구분한다. 이 또한 그게 그거 같지만 현실에 적용될 때 큰 차이를 낳는다. 제창을 하면 카메라가 주요 참석인사의 입 벌리는 모습을 향하지만 합창이라면 참석자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보훈처의 이 정의(定義)에 따라 지난해 5·18 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합창되는 동안 일어서긴 했으나 따라 부르지는 않았다. 올해 행사에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참석했으나 아예 일어서지 않았고, 옆 자리의 박준영 전남지사는 벌떡 일어나 노래를 불렀다.


그렇다면 제창은 언제 하고 합창은 언제 하는 걸까. 보훈처 관계자는 “5대 국경일에는 제창, 나머지 기념일에는 제창 또는 합창을 선택하도록 돼 있다”고 했다지만 근거로 든 의전편람 어디에도 그런 규정은 안 보인다. 부르기 싫은 노래 피하려고 갖은 잔꾀를 내는 모습이 보기에 씁쓸하다.


- 2014. 5. 19 경향신문 <이종탁 논설위원>


2년전 신문기사 글입니다. 다시 맞이한 2016년 5.18에도 합창과 제창 사이 논란은 여전합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은 아직도 누군가에게는 이렇게도 불편한 노래인가 봅니다.

1997년 5.18 민주화 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승격되었으니 올해로 20년째입니다. 그때부터 이 노래는 본행사 말미에 제창 형태로 불리워졌습니다. 그러다가 2009년 이명박정권때부터 이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공식 식순에서 제외되더니 2011년부터는 합창단의 기념공연시 합창에 삽입하는 것으로 대체되었습니다. 행사를 관할하는 국가보훈처는 2013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대체할 5.18 민주화 운동 공식 기념곡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까지 한 상태입니다. 정권의 성격이 바뀐 후 이 노래를 인정하기 싫다고 공식발표한 셈입니다.

도대체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은 '임을 위한 행진곡' 이 왜 이렇게 싫은걸까요?

올해 5.18행사에 맞춰 국가보훈처에서 발표한 보도자료에 보면 그 입장이 명확히 나와 있네요.


제3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거행

 - 18일(수) 오전 10시,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유족 등 3,000여명 참석하여 거행

 - ‘임을 위한 행진곡’은 공식 식순에 포함하여 기념공연으로 합창

 - 지난 2년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5·18 3단체 및 5·18행사위 모두 참석할 예정 

 

□ 정부는 5ㆍ18민주유공자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고, 민주ㆍ정의·인권의 5ㆍ18민주화운동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제36주년 5ㆍ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18일(수) 오전 10시 국립5ㆍ18민주묘지(광주시 북구 소재)에서 『5ㆍ18정신으로 국민화합 꽃피우자』라는 주제로 유족, 사회 각 분야 대표 시민, 학생 등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


□ 제 36주년 5ㆍ18민주화운동 기념식은 다음과 같은 식순으로 진행

 1. 개    식

 2. 국민의례

  · 국기에 대한 경례

  · 애국가 제창 (1 ~ 4절)

  ·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과 5·18민주화운동 희생영령에 대한 묵념

 3. 헌화 및 분향

 4. 경과보고

 5. 기 념 사

 6. 기념공연 합창 : 임을 위한 행진곡 

 7. 폐    식


□ 금년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공식식순에 포함하여 합창단이 합창하고 원하는 사람은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참석자 자율의사’를 존중하면서 노래에 대한 찬·반 논란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음


□ 그동안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의 기념곡 지정과 제창에 대한 논란과정은 5·18민주화운동이 1997년 정부기념일로 제정된 이후 정부기념식 에서 2008년까지는 ‘제창’을 해왔으나


□ 2008년 정부기념식 직후(이명박 정부 첫 해) 보훈·안보단체에서 특정단체들이 ‘민중의례’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묵념하지 않고 민주열사에 묵념하며 애국가 대신 부르는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노래”를 대통령,국무총리께서 참석하는 정부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주먹을 흔들며 새날의 그날까지 임을 위해 행진 하겠다고 부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음


 □ 이후 2009년부터 2010년까지 2년간은 본행사에서 제외하고 식전행사에서 합창단이 불렀으나, 야당 및 5·18단체에서 본 행사 식순에 반영하여 제창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여 

 ㅇ 이후에 정부의 검토결과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께서 참석하는 정부 기념식에 노래의 성격에 대한 논란이 있는 노래를 제창하기가 어려워 2011년부터는 본 행사 기념공연에서 합창단이 합창하고 원하는 사람은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하고 있음


□ 정부는 2013년에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 제창 논란 해소를 위해 3·15의거 기념일에는 3·15의거의 노래를, 4·19혁명 기념일에는 4·19의 노래를 제창하듯이 5·18민주화운동에 맞는 5.18의 노래를 제작하여 제창하기 위해 예산반영 등 노력을 하였으나 야당 및 5·18관련 단체에서는 새로운 노래 제작을 강하게 반대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음

□ 2016년 현재까지도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제창과 관련하여 찬성과 반대 논란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정부입장을 정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임


□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제창과 관련 찬성쪽의 의견은 

 ㅇ ‘임을 위한 행진곡’이 1982년 4월 윤상원과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의 추모곡으로 불려진 노래로, 5·18민주화 운동의 정신과 역사를 담은 상징적인 노래이므로 5·18기념식에서 제창을 요구

 ㅇ 정부에서 “국민통합 저해”를 이유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은 5·18민주화 운동 정신을 폄훼하는 것이라고 주장


□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제창과 관련 반대쪽의 의견은 

 ㅇ ‘임을 위한 행진곡’은 특정단체의 ‘민중의례’에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지 않고 ‘민주열사에 대한 묵념’을 하고 애국가 대신 부르는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노래를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께서 참석하는 정부기념식에서 부르는 것 자체가 부적절함

 ㅇ 북한이 1991년 5·18을 소재로 제작한 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어 노래제목과 가사내용에 나오는 ‘임’과 ‘새날’의 의미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음


□ 기념곡 지정은 5대 국경일, 46개 정부기념일, 30개 개별 법률에 규정된 기념일에 정부에서 기념곡을 지정한 전례가 없고 ‘애국가’도 국가 기념곡으로 지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곡으로 지정할 경우 ‘국가 기념곡 제1호’라는 상징성 때문에 또 다른 논란이 발생할 수 있음


□ 노래 제창은 정부기념식에서 ‘4·19기념식은 4·19의 노래’ 등 기념일과 동일한 제목의 노래는 제창하고 기념일 제목과 다른 제목의 노래는 합창단이 합창하여 원하는 사람은 부르게 하는 것이 정부의 관례로 이에 맞지 않음

    * 기념일 제목과 다른 제목의 노래를 부르는 3개 기념행사

      - 4·3희생자추념식 : ‘빛이되소서’ 등 식전공연에서 합창 

      - 5·18민주화운동기념식 : ‘임을 위한 행진곡’ 본 행사에서 합창

      - 6·10민주항쟁기념식 : ‘광야에서’ 본 행사에서 합창


□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께서 참석하는 정부기념식이 국민통합을 위해 한마음으로 진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의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나뉘고 있는 상황에서 참여자에게 의무적으로 부르게 하는 ‘제창’ 방식을 강요하여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보훈안보단체와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임 


□ 따라서, 정부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본 행사인 기념공연에서 합창단이 합창하고, 부르고 싶은 사람은 따라 부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부르지 않을 수 있도록 “참석자 자율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논란을 최소화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음


□ 올해 기념식에는「임을 위한 행진곡」제창 문제 등으로 2년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5·18 3개 단체(부상자회, 유족회, 구속부상자회)와  5·18행사위가 기념식에 모두 참석할 예정임


□ 정부는 앞으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통해 5·18 정신을 기리고 국민통합에 기여하는 기념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음


- 국가보훈처 5.18 기념 행사 보도자료 (국가보훈처 홈페이지 게시물 인용)


입장이 아주 궁색합니다. 역사인식에 대한 기대는 커녕 오히려 5.18에 대한 사실을 부정하거나 숨기고 싶어하는지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보도자료에는 행사를 어떻게 취지와 의미에 부합되게 준비하고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보다는 '임을 위한 행진곡' 을 왜 합창하는 것으로 결정했는지에 대한 해명성 발언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큰 이유는 세가지입니다.


1.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참석하는 행사에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듯한 노래를 부르는 것은 부적절함

2. 북한의 영화에 삽입된 노래와 가사가 비슷해 부적절함

3. 다른 기념식에서는 기념일 제목과 같은 노래는 제창하고, 다른 제목의 노래는 합창하는 것이 관례. 그래서 부적절함


또한 이 이유는 제창을 반대하는 측의 문제제기인데 논란이 너무나 심해 정부는 힘들지만 그래도 따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따라 부를 수 있게끔 합창으로 정해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것이니 그냥 이해하기 바람. 이렇게 마무리짓습니다. 

이게 최종입장으로 볼 수 있겠네요.

그냥 할 말이 없게끔 만듭니다.


1980년 5월의 광주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인가 봅니다.


영상 하나 인용합니다. 아직도 5.18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너무나도 불편해서 왜곡하는 일도 해마다 나타납니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라 생각하니 씁쓸하군요.

무려 36년전 일입니다.

그래도 역사는 흘러갑니다. 추억이 아닌 기억하는 자가 되어야 겠습니다.


<뉴스타파 영상중>

〈임을 위한 행진곡〉은 대한민국의 민중가요로서, 5·18 민주화운동 중 희생된 윤상원과 노동운동가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을 위하여 1981년 작곡되었다. 가사의 원작자는 백기완, 작곡자는 김종률이다. 처음에는 〈님을 위한 행진곡〉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표준어 규정에 따라 통상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고 부른다.


기원

1981년 소설가 황석영과 당시 전남대학교 학생이었던 음악인 김종률 등 광주 지역 노래패 15명이 공동으로 만든 노래극(뮤지컬) 《넋풀이 -빛의 결혼식》에 삽입되었다. 이 노래극은 1980년 5월 27일 5·18 민주화운동 중 전라남도청을 점거하다가 계엄군에게 사살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1979년 노동현장에서 '들불야학'을 운영하다가 사망한 노동운동가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에 헌정된 것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그 노래극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합창으로 쓰이기 위하여 지어졌다.

곡은 김종률이 1981년 5월 광주에 있는 황석영의 자택에서 썼고, 가사는 시민사회 운동가 백기완이 YMCA 위장결혼식 사건으로 수감 중이던 1980년 12월에 서대문구치소 옥중에서 지은 장편시 〈묏비나리 - 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의 일부를 차용해 황석영이 붙였다.

감시를 피해 황석영 자택에서 이동식 카세트 녹음기를 이용해 조악하게 녹음되었던 위 노래극은 1982년 2월 윤상원과 박기순의 유해를 광주 망월동 공동묘지(현 국립 5·18 민주 묘지)에 합장하면서 영혼결혼식을 거행할 때 처음 공개됐는데, 이 노래는 이후 카세트테이프 복사본, 악보 필사본 및 구전을 통해 민주화 및 노동운동 세력 사이에 이른바 '민중가요'로써 빠르게 유포되었고, 5·18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대표곡으로서 자리 잡았다.


가사

널리 알려진 가사

〈임을 위한 행진곡〉은 군사정권 하에서 유포와 가창이 금지되었던 탓에 주로 구전의 방식으로 전해졌으므로, 부르는 사람에 따라 가사와 가락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가사와 대한민국의 공식 5·18 민주화운동 추념식에서 기념곡으로 제창된 바 있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원작시의 해당 부분

한편 이 가사의 원작인 백기완의 장편시 〈묏비나리 -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 중 해당 부분은 다음과 같다.


(전략)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싸움은 용감했어도 깃발은 찢어져

세월은 흘러가도

구비치는 강물은 안다


벗이여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라

갈대마저 일어나 소리치는 끝없는 함성

일어나라 일어나라

소리치는 피맺힌 함성

앞서서 가나니

산 자여 따르라 산 자여 따르라

(후략)”


작곡자의 2008년판 가사

이 노래의 작곡자인 김종률은 5·18 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 뮤지컬을 준비하면서 그에 쓰일 곡들을 모아 2008년 5월 《님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이름의 음반을 발표한 바 있다. 그 음반에 수록된 이 노래의 가사는 널리 불리는 것과 약간 다른데, 그 가사는 다음과 같다. 이는 구전을 거치며 다소 변형된 가사를 원형대로 되돌리고, 백기완의 원작 시구를 최대한 그대로 보존하여 원작 시와 가사를 일치시키기 위한 것이다. 노래는 가수 서영은이 불렀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라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 소리치는 끝 없는 함성

앞서서 가나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가나니 산 자여 따르라"


- 위키피디아 <임을 위한 행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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